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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파워팀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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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SV? CJ Social Value! - CJ제일제당 CSV 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8.31

“CSV는 CJ Social Value”

CJ제일제당 CSV 팀




■ 들어가며
 
“팀원들이요? 그러고 보니 오늘 아직 한 명도 못 봤네. 다들 여기저기 소통해야 하는 게 일이라.”
 
CSV 팀은 CSV 경영의 실무를 위한 조직이다. 그런데 이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지는 CSV 경영자 인터뷰를 줄곧 진행해 온 ◆ 필자로서도 좀처럼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팀원들을 소개해달라”라는 질문에 대한 임석환 부장의 답변은 그 궁금증을 더욱 불러 일으켰다. ‘여기저기 소통해야 하는 것이 일’이라니?
 
사회가치와 기업가치를 동시에 실현하고자 하는 공유가치창출은 현재 많은 기업들의 구체적인 사업제목들이 되어있다. 경영일선에서CSV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증거다. 그러나 이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대기업의 ‘겉치레‘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도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과연 현장에서 CSV 모델을 실제로 구현해야 하는 CSV 팀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치열한 이해관계와 재무성과 위주의 지표들 사이에서 그들은 정말 기업가치와 사회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을까?      
 
CJ제일제당CSV 경영팀의 리더, 임석환 부장의 이야기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 일문일답
              
◆ 필자: 2011년 마이클 포터 교수가 CSV를 주창한 이래로 꼬박 다섯 해가 지났습니다. 그간 CSV 리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경영자 분들의CSV 철학을 꾸준히 소개해왔는데요. 각 기업에서 하나 둘씩 CSV 사업을 선보이는 걸 보니까 그 실무팀의 정체가 굉장히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첫 순서로CJ제일제당의CSV 경영팀 리더이신 임석환 부장님을 찾아 뵙게 됐습니다.
 
임석환 부장(이하 임 부장): 영광이기도 하지만 살짝 부담스러운데요, 좋은 말씀을 드려야 할 텐데.(웃음)
 
◆ 필자: 사실 경영학회에 실무팀 인터뷰를 할 만한 기업을 여쭈었더니CJ그룹을 얘기해주셨어요. CJ그룹 민희경 부사장님께서는 각 계열사 별로CSV 팀이 따로 있다며 그 중에서도 제일제당을 추천해주셨고요. 많은 계열사 중에서 콕 집어 뽑히신 건데, 짐작 가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 임 부장: 간단히CJ그룹의CSV 팀 조직 구조부터 소개해드릴게요.
민 부사장님이 이끄시는CJ그룹CSV 팀은 지주회사 조직입니다. 거기서 CSV 거버넌스랄까요? CJ CSV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죠. 그리고 계열사 단위로 조직된CSV 팀이 업의 성격에 맞는 실질적인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룹에서 저희를 계열사 대표로 뽑아주신 이유는 아마도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첫째, 일단 제일제당은CJ그룹의 모태이고, CJ의 출발이 된 회사이기 때문일 수 있겠다 싶구요.
둘째, CSV를 실천하기 위한 여러 행동 강령들이 있는데 CJ그룹 중에서는 제일제당이 제일 잘하고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어요. 일단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저희만 만들고 있는데 이게 하고 있는 일들을 그저 모아서 추리면 되는 게 아니라 국제 규격(GRI)을 만족시켜야 되는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그리고, UN의 ‘지속가능한 발전정책’을 지원하고 지지하는UNGC에 가입되어 활동하고 있구요, 또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 중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DJSI)라는 게 있는데요, 이 지표는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지배구조나 사회공헌도 등도 평가해요. 즉 사회가치를 잘 생산하는 기업이 궁극적으로 더 발전할 것이니 그러한 회사를 발굴해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지표라고 볼 수 있죠. 웬만한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이DJSI를 통해 투자자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저희 그룹에서는CJ제일제당만이 하고 있고요.
 
◆ 필자: 정말 그룹 차원에서는 제일제당을 추천해주실 수밖에 없었겠네요.(웃음)
 
◇ 임 부장: 더 있어요.(웃음) DJSI는 세 단계로 등급이 나눠지는데요. 가장 높은 게 World, 그 다음이 Asia-Pacific 그리고 자국, 즉Korea입니다. Asia-Pacific등급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하나의 기업에만 부여되는데요. 제일제당은 식료품 분야에서 Asia-Pacific를 받았죠
 
◆ 필자: 국가대표네요?
 
◇ 임 부장: 국가대표이자 아시아대표죠.(웃음) 그리고 대기업의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하는 수준을 계량화환 지표인 동반성장지수도 작년에는 우수에 이어서, 올해는 최우수 등급을 받았어요. 그래서 아마도 민 부사장님 입장에서는 CSV 활동을 가장 잘하는 계열사라고 하면 제일제당이 먼저 떠오르셨을 겁니다.(웃음)
 
◆ 필자: 오기 전에 제일제당이 하고 있는CSV 사업들을 살펴봤는데요. 하나같이 기존의 제일제당이 갖고 있던 인프라와 지식을 너무나도 잘 활용하고 있더라고요. 이게CSV팀에서 단독으로 기획할 수 있는 일인가 싶을 정도로. 
 
◇ 임 부장: 저희 CSV 모델은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영역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뭘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CSV 개념이 나오기 전부터 회장님께서는 사회 즉 국가에 비즈니스로 이바지 하겠다는 사업보국의 의지가 있으셨기 때문에 제일제당에서 시작하여CJ그룹이 되기까지 보여주신 창조적 사업 다각화의 여정과 회장님의 경영철학 자체가 CSV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것을 현재 상황에 맞게CSV라는 모델로 표현한 것뿐이었으니까요
2012년 즈음에 CSV가 우리나라 학계나 재계에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저희도 2014년 창립 60주년을 맞이해CSV 경영을 공식적으로 선포하였습니다. 이때 선포한 내용은 우리가 잘 할 수 있고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곳에서 실천하겠다, 2청소년들이 꿈을 키워나가서 실천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함께 지원하겠다, 사회적 고용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앞장 서겠다, 협력업체와 공정한 역할분담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우리가 진출한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여 해외에서도 사업보국을 실천하겠다, 이렇게 총 다섯 가지입니다. 공식적으로는 CSV가 Creating Shared Value입니다만, 저희는 Cj Social Value라고 불러요. CJ가 하는 모든 사업에 사회가치를 담겠다는 거죠.  
 
 

CSV 실천에 대한 우리의 다짐


◆ 필자: 모든 사업이라면, 전사 단위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임 부장: 네. 팀 하나가 뚝딱뚝딱 해낼 수 있는 일이 애초부터 아니에요,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CSV는. 우리가 하는 사업 전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경영자 관점에서 생각하라는 얘기예요.(웃음)
 
◆ 필자: 그러게요. 원재료 확보부터 가공, 포장, 마케팅, 판매까지…… 제품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엄청난 과정을 거치잖아요? 그 단계들을 다 파악하고 적절히 활용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 이거, CSV 팀원 분들 정체가 점점 더 궁금해지는데요? 제일제당 어벤져스 같은 느낌도 들고.    
 
◇ 임 부장: 그렇진 않고요.(웃음) 우선 저는 식품사업과 전략지원부서에 일하다가 CSV 경영팀 리더로 세워졌어요. 아무래도 전사적인 관점에서 보고 듣는 일을 했었기 때문 아니었나 싶습니다. CSV를 하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회장님의 생각이나 말씀을 접할 기회가 많았기도 했고요.
저희 팀 구성원들은 경험이 다양해요. 일선에서 고객들과 소통하거나 혹은 바이어와 영업하던 친구, 중소 협력업체들을 관리하는 상생부서에서 일하던 친구 등등. ‘어벤져스’라고 하기엔 좀 낯간지럽지만, 적어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여러 단계에서 땀 흘렸던 사람들이 모인 건 분명하죠.
 
◆ 필자: CSV 프로젝트를 위한TFT네요. 
 
◇ 임 부장: 네. 전사를 꿰뚫어야 하는CSV 사업이라니, 처음에는 약간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회사의 전체적인 공급사슬을 그려 보기로 했죠. 첫 단추가 눈에 띄더라고요. 식품의 원료 확보 단계였죠.
 
◆ 필자: 제일제당의 식품원료라면…… 농산물 같은 건가요?
 
◇ 임 부장: 네.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민, 그리고 저희에게 OEM 형태로 제품을 공급해주던 중소업체들에 주목했어요. 저희의 공급자는 크게 이 두 가지로 나눠지거든요. 저희의 대표적인 CSV 사업인 ‘CJ 브리딩’과 ‘즐거운 동행’ 사업구상도 여기에서 착안했죠.


먼저 ‘즐거운 동행’을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이건 저희에게 상품을 공급해주시는 중소기업들과의 동반성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8년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 더 이상 대기업 혼자 성장하기는 어렵다, 중소기업과 같이 성장해야 한다, 그러니 각자의 자리에서 중소기업들과 어떻게 협업할 지 고민해보라는 회장님의 지시가 있으셨구요. 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10년경 대두가 된 양극화 문제 때 수면 위로 떠오른 게 ‘적합업종’ 이슈인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사업은 대기업이 하기가 어려워진 거죠. 그런데 저희들이 해보고 싶은 사업 중에는 그 적합업종하고 겹치는 영역이 있었어요. 이걸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상생, CSV를 통해 풀어보고자 했던 거죠.
떡볶이 사업에서 있었던 일은 약간의 감동도 있는데요, 사실 떡볶이, 정확히는 떡 제조는 대기업더러 아예 나가라고 한 사업이에요. 그런데 떡 가공식품은 적합업종에서 살짝 벗어나 있더라고요. 
 
◆ 필자: 떡 만드는 건 적합업종이라 대기업이 할 수가 없는데, 그걸 가공한 떡볶이 상품은 괜찮았던 거네요?
 
◇ 임 부장: 네. 중소 영세업체들이 떡은 만드는데 떡을 가공해 포장해서 내놓는 음식물을 팔지는 않으니까 동반성장위원회 입장에서도 떡 가공식품까지 적합업종으로 지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던 거죠.
마침 협력기업 중에 떡을 만들던 곳이 있었습니다. 가래떡, 떡볶이 떡 같은 거요. 사실 이 기업은 당시 다른 유통회사와 OEM 방식으로 떡볶이 떡을 공급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거래가 끊긴 거예요. 떡볶이 떡 전용 설비투자까지 크게 해놓았는데 기계를 팔아야 하나 난감한 상태였습니다. 저희는 이때 우리랑 밀떡볶이를 해보자고 제안을 했어요.
 
◆ 필자: 밀떡? 밀가루 떡이요?
 
◇ 임 부장: 네. 쌀떡이 몸에 좋다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사실 식감이나 맛은 쌀보다 밀이 좋아요. 밀도가 밀이 더 낮아서 떡볶이 양념이 훨씬 더 잘 배거든요. 밀떡 떡볶이여도 소비자 입장에선 크게 개의치 않을 것 같더라고요. 해당 기업 사장님은 처음엔 좀 망설이셨어요. 그래도 우리가 떡 전문 제조 업체인데 쌀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거죠. 그래도 저희는 확신을 갖고 설득을 했죠. 우리가 전량 매입하겠다, 밀가루로 공급해달라. 그리고 이 중소기업이 제공한 떡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팔 수 있을까도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그게 바로 ‘밀당의 고수’예요.

밀당의 고수 제품


즐거운 동행 제품


 
이 브랜드에는 떡볶이 말고 다른 조리식품군도 포함시켰고 대형마트에 진열돼서 팔려면 포장도 중요하니까 저희 디자인팀이랑 포장개발팀이 붙어서 학교 앞 떡볶이 같은 이미지를 형상화해서 제품 포장도 세련되게끔 컨설팅을 해드렸고요. 지금은 아드님이 운영하시는데 아버님 이미지를 따와서 젊은 셰프 느낌이 나는 캐릭터도 만들었죠.  
저희가 자체 개발한 제품들도 출시 첫 해에 매출 50억이면 대박이라고 하는데? 이 제품은 87억을 했어요. 올해는100억을 넘었고요. 소비자 반응이 좋으니까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슈퍼, 편의점 다 들어가요. 완전히 대박을 친 거죠.
 
◆ 필자: 즉석 떡볶이를 간단히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상품 같은데…… 양념은 제일제당에서 개발한 건가요? 
 
◇ 임 부장: 네. 저희 연구 팀이 맛있는 배합을 연구해서 소스를 만들었어요.
 
◆ 필자: 떡은 그 제조업체가, 양념은 제일제당이. 보다 인프라와 지식이 있는 제일제당에서 그 외에 컨설팅도 해주시고. 수익은 적절히 배분하는 건가요?
 
◇ 임 부장: 네. 그래서 ‘즐거운 동행’이죠. 비즈니스는 양측이 모두 좋아야 지속되는 거니까요. 사실 중소기업입장에서는CJ와 거래하면서 성장하는 게 커요. 품질검사도 까다롭죠, 설비관리도 간섭하죠. 피곤해서 안 하겠다는 업체도 많아요. 그냥 우리 알아서 하겠다고.(웃음)
 
◆ 필자: 하지만 그걸 이겨내면, 품질이 올라가는 거네요, 대기업 수준으로.
 
◇ 임 부장: 바로 그거죠. CJ에 납품했던 상품이라는 이력도 일종의 개런티가 있는 거고요. 이제 이 중소기업은 저희와 중국 수출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 정도로 이 상품의 가능성에 저희는 확신이 있어요.
즐거운 동행 사업의 매출이 처음엔 중소기업 전체에서 저희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15% 정도 밖에 안 됐어요. 꾸준히 성장해서 지금은 회사 매출에서 CJ 비중이40%가 됐고요. 저희로서도 정말 감사한 일이죠.
 
◆ 필자: 아까 말씀하신CJ 브리딩은 뭔가요?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종자를 개량하시던데.
 
◇ 임 부장: CJ 브리딩. 이건 즐거운 동행보다 훨씬 어려웠어요. 농민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취지의 사업이거든요.
저희가 식품회사다 보니 원료의 근간이 되는 게 ‘종자’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고추장을 만들어 공급하려고 하면, 매운 맛의 정도를 결정하는 고추 종자에 관심을 가지게 돼요. 어떤 고추 종자는 너무 맵고, 어떤 고추 종자는 너무 맹탕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맛에 딱 맞는 고추 종자를 찾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죠. 만일 꼭 맞는 고추 종자가 없다면 그런 종자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을 시작하고요.
 
◆ 필자: 제일제당에서는 CSV가 아니더라도 종자 연구를 꾸준히 해오셨겠네요.
 
◇ 임 부장: 네, 그랬죠. 그런데 이게 사회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일이더라고요. 농지는 줄어들고, 농민도 고령화가 심각해요. 왜? 농사 지어서 돈이 안되거든요. CJ브리딩은 종자를 개발해 우리가 원하는 원재료를 공급받는 것과 동시에 농민들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예요. 더 좁은 농지에서 더 많은 생산물을, 기계화를 통해 보다 쉽고 빠르게 수확할 수 있다면 자연히 부가가치가 올라가지 않겠어요? 이러면 젊은이들도 농촌으로 다시 돌아와 농업에 뛰어들 수 있죠. 더 이상 힘만 들고 돈은 못 버는 일이 아니니까요. 고령화 해결, 일자리 창출, 종자개발 연구 인력 확보. 종자개발이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인 거죠.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행복한 콩’이라는 게 있어요. 기존의 종자로 재배한 콩은 키가 작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수확했어요. 기계로 수확하려 해도 콩 줄기를 중간에서 잘라내 버리거나 돌에 부딪쳐 기계가 손상되어 불편했거든요. 고되기도 하고 인건비도 엄청나니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농민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었죠. 저희가 연구개발한 신품종 ‘행복한 콩’은 다수확 종자이기도 하지만 일단 키가 커서 기계로 단번에 수확할 수 있게 된 거죠. 원가는 내려갔는데 수확량은 올라가면 당연히 농가 소득은 훨씬 커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행복한 콩’이에요. 종자개량의 힘인 거죠.
 
◆ 필자: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하신다는 건데…… 현장에서 부딪치며 관리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 임 부장: 아, 어려워요.(웃음) 그래도 꼭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종자라는 게 연구실에서 키우는 거랑, 농지에서 키우는 게 다르고, 조그맣게 해보는 거랑, 대량으로 하는 거랑 완전히 다르거든요. 작년에 한 것과 올해 한 것도 다르고요. 변수가 굉장히 많아요. 그 중에는 농민도 있죠.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해드릴게요. 고추 얘기예요.
 
보통 고추는 밭떼기라고 산지에서 밭 통째로 매입합니다. 그래서 고추를 공급해주는 농민들하고 아름아름 알아요. 고추라는 게 농약을 안 치고서는 재배가 불가능합니다. 진드기에 각종 해충이 달려들거든요. 고추 따기 일주일 전부터는 농약을 치면 안 되는 거예요. 그게 농법입니다. 일주일이면 농약이 고추 내부에 남아있지 않고 다 외부로 배출되거든요. 문제는 농민들이 이걸 잘 안 지켜요. 그 마지막 일주일 사이에 해충들이 갉아먹어서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들이 발생하는 게 아까운 거예요. 농민들 입장에선 당장 손실이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이 고추로 만든 식품들은 수출이 어려워 질 수 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고추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해서 해외로 수출하고 싶은데, 아예 그 창구부터 막힐 수도 있는 거죠. 특히 미국 시장에는 규제 항목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농약 성분이 있어 아주 조심해야 하거든요.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저희는 농민들을 바꿔보기로 했어요. 품질관리 노하우가 있으니까.
 
처음에는 함께 일하는 농민 분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얘길 했어요. 여러분이 농사지어주시는 좋은 품질의 고추로 상품 만들어서 미국에 수출하고 싶다, 그러니 수확 전 일주일 동안에는 농약을 치지 말아달라. 어떻게 됐을까요? 실패했어요. 두 번째 시도할 때는 아예 밭에 상주하라고 직원을 뽑았어요. 농약 안 치게 감시하라고. 혹시나 농민들 불편해 하실까 봐 비료도 제공하고요. 그래도 실패했어요. 아, 힘들더라고요.(웃음)
 
◆ 필자: 결국 고추 프로젝트는 포기하셨나요?(웃음)
 
◇ 임 부장: 아뇨. 그 다음에는 아예 농약 제조업체랑 얘길 해서 미국 규제에 통과할 수 있는 농약을 개발했어요.(웃음) 농민 분들에게 싹 제공하고, 정 농약 치시려거든 이걸로 치시라, 효과는 똑같다고요. 그렇게까지 하니까 조금씩 따라와 주시더라고요.

◆ 필자: 꽤 기업 입장에서는 답답할 것 같기도 하고, 오래 걸리기도 하는 일이네요.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 임 부장: 농민을 돕고 종자를 개발하는 게 제일제당이 잘 할 수 있는CSV 영역이기 때문이죠. 사실 이건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관심을 가지고 계신 일이기도 합니다. 기업과 농민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말씀이 있었거든요. 우리 농업이 FTA의 희생 산업으로 남는 게 아니라 한 단계 도약해서 오히려 수출해야 한다고요. 종자 개발은CJ제일제당이 잘 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전부터 저희가 국가와 산업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아요.
 

CJ행복한1호 콩&대통령


저희는 종자를 농가에 공급하고 계약재배를 해서 원재료로 안정적으로 안전하게 매입해 농민과 상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해외에 로열티를 주고 농사 짓는 일도 점차 힘들지 않도록 우리 종자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고요. 말씀 드렸다시피 농사라는 게 단번에 성과가 나는 일이 아니라서,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묵묵히 하고 있어요. 
 
 

*CJ제일제당_큰눈영양쌀 수확 현장


◆ 필자: 식품사업이라는 게 듣고 보니 참 손이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농약을 안 쓴 제품이라거나 맛이 새로운 제품이라거나 하는 문구들을CF에 담기 위해 어마어마한 숨은 노력들이 있었네요.
 
◇ 임 부장: 먹거리여서 그런 것 같아요. 사람 입에 들어가니까요. 사실 다 똑같아 보이는 즉석밥 제품도 늘어놓고 보면CJ 것이 제일 비싸요. 왜 그럴까요?
 
◆ 필자: 글쎄요. 원재료를 비싼 걸 쓰시나요?
 
◇ 임 부장: 아뇨. 비슷비슷해요. 원재료가 약간 차이 나고 공정도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밥 해서 압축해서 용기에 눌러 담고 비닐로 밀봉하면 그만이죠. 비싼 이유는 다른 곳에 있어요.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곳에 대한 투자에 돈을 다른 데보다 훨씬 많이 쓰더라고요. 그냥 오픈 된 상태에서 원재료를 이동시켜도 될 걸 굳이 터널을 만들어서 그 안으로 통과시켜요. 머리카락, 먼지 하나라도 제품 안에 못 들어가게끔 방지하는 거죠. 어차피 직원들 모두 방진복 입고 일하는 데도요. 거기에 마지막 검사 단계에서는 금속 탐지기까지 구비해 놨어요. 비용이 모두 합하면 억 단위인데요. 만에 하나 생산과정에서 잘 못 돼서 이물 같은 게 섞여서 출고될까 봐 끝까지 검수하는 거죠.
밥 만드는 곳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할 정도로 품질관리에 공을 들이기 때문에 CJ제품은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CSV가 그냥 한때의 Showing이 아니라CJ 전체가 함께 사회가치를 만드는 Cj Social Value가 되길 바라거든요.(웃음)
 
 
■ 덮으며 
 
인터뷰를 마치자 “우리 팀원들은 여기저기 소통해야 하는 게 일”이라는 임석환 부장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CJ제일제당의CSV는 뚝 떼어 혼자 돌아갈 수 있는 사업이 아니었다. 메인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동시에CJ제일제당 전체의 가치 상승에도 기여하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서CSV 팀원들은 신 사업 모델링, 기존 사업의 이슈 해결, 각종MOU 등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크고 작은 미팅에 참석해 현장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오후2시가 넘은 시간에 아직까지 팀원을 한 명도 못 봤다는 ◇ 임 부장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공유가치창출을 의미하는 CSV. CJ제일제당은 이것을 CJ의 사회가치라고 부르고 있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강점을 활용해 최고의 것을 사회에 돌려주려는 제일제당의CSV. ‘즐거운 동행’이라는 사업 명처럼 사회와 제일제당이 앞으로도 함께 걸으며 상생하기를 기대한다.